신세계TV쇼핑이 그룹 내 관계사들로부터 자금 수혈을 또 받는다. TV홈쇼핑 사업 진출 이후 실적 부진에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운영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TV쇼핑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5000원씩 2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1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는 0.1694915주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다른 주주가 인수할 수 있다. 청약 예정일은 내달 5~6일, 납입일은 7일이다.
신세계TV쇼핑은 현재 이마트 47.8%, 신세계I&C 22.2% 등 신세계그룹 계열이 70%를, 화성산업 26.9%, 플로어플랜컴퍼니가 3.1%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I&C는 이번 유증 외에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3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신세계TV쇼핑에 자금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2016년 2월과 2017년 1월 이마트와 신세계I&C가 각각 72억 원, 33억 원 등 105억 원씩 유증에 참여했고, 12월에는 29억 원, 13억 원 등 42억 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렇게 투자된 자금만 252억 원에 달한다.
신세계 계열의 잇따른 자금 지원은 신세계TV쇼핑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신세계TV쇼핑은 2015년 첫 매출이 발생한 이래 볼륨은 성장 중이지만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5년 48억 원에서 2016년 321억 원, 2017년 794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296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매출 규모 대비 판관비 지출이 커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가 갈수록 줄면서 TV홈쇼핑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영업손실 추이는 2015년 151억 원, 2016년 294억 원, 2017년 124억 원으로 이어졌고, 작년에는 80억 원으로 손실 규모가 100억 원대 아래로 축소됐다.
자금 수혈에도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재무 상태는 좋지 않다. 신세계TV쇼핑은 작년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5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계는 470억 원에 이른다. 부채의 상당 부분은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로 그중에서도 미지급금으로 추정된다. 2017년 말 기준 미지급금은 319억 원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TV쇼핑도 모바일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유증 대금을 활용할지 주목된다. 신세계TV쇼핑은 최근 모바일 커머스 촬영에 최적화된 모바일 전용 스튜디오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