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훈풍이 국내 증시에도 불어올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증시 간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신흥국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우리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중국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확대는 국내 증시 수급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역시 적지 않다.
25일(현지시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5.60% 오른 2961.28로, 선전종합지수는 5.42% 상승한 1557.27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총거래량은 1조 위안을 넘어 2015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상하이지수는 12.4%, 선전지수는 16.5% 올랐다.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는 미·중 무역분쟁 해소 기대감과 정부의 부양책, MSCI의 A주 편입 비중 확대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양국 증시의 상관관계가 높은 만큼 중국 증시의 강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하이지수와 코스피지수 간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은데, 올 초 0.4에서 이달 중순 들어 0.8에 가까워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와 한국 등 아시아 증시는 전통적으로 상관관계”라며 “중국 증시가 오르는데 한국 증시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중국 본토 증시 상승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로 국내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나정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1% 상승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32% 오르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1월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낮아졌고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며 “기업실적과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코스피 지수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MSCI의 중국 A주 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은 일치했지만, 그 시기에 대한 분석은 엇갈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 수급환경에 명백한 부정 요인임엔 틀림없다”면서도 “당장은 패시브 수급에 국한된 선반영 리스크란 점에선 실제 미칠 파장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대형주의 포함 비율이 20%로 상향되고 변경된다면 지수 변경 시기인 5월에는 이론상 매매규모 9조 원의 절반인 4조 원가량의 외인 순매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로 가는 기조 속에서 이는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