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성장을 예상하면서도 현금흐름과 배당 등을 고려한 선별 투자를 조언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단위가 넘는 초대형 리츠가 국내 최초로 주식시장에 입성한다. 예상 공모금액만 최대 1조7274억 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리츠는 수요예측을 거쳐 29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영해 임대료 등의 수익을 되돌려주는 주식회사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8조에 따라 리츠는 해당 연도에 벌어들인 순자산액 중 배당이 가능한 금액의 90% 이상은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 접근이 어려운 소액투자자도 투자에 참여해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증권가는 홈플러스 리츠 상장이 공모리츠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모리츠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해 개인보다 기관 참여가 많은 편”이라며 “홈플러스 리츠로 유동성이 확보되고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 활성화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리츠는 총 222개로 이 중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케이탑리츠, 트러스제7호, 모두투어리츠, 에어리츠 등 6개만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상태다. 자산총계는 1조1000억 원, 평균 배당수익률은 7.59%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지난해 기준 케이탑리츠가 19.1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2010년 설립한 케이탑리츠는 서울 여의도 미원빌딩, 서울 강남 서초빌딩, 판교 아펠바움(단독주택) 등 8개 빌딩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결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16% 상승한 72억1379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판교 크래프톤타워, 용산 더프라임 오피스빌딩에 투자하고 있는 신한알파리츠는 9.1%, 이랜드리테일의 뉴코아아울렛 일부 매장을 운용하는 이리츠코크렙은 5.43%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상장리츠 중 유일하게 호텔(스타즈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한 모두투어리츠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호텔업 불황으로 수익률은 -20% 가까이 추락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배당수익을 바탕으로 자본이득과 환차익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부동산 직접투자와는 달리 주식으로 거래돼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금 역시 대체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리츠시장의 고성장과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의 가격 변동은 실업률, 경제성장률 등 경기지표의 영향을 받고 기초자산에 따른 섹터별로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양호한 현금흐름과 배당 등을 고려해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