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양회 앞두고 ‘절대충성’ 요구…경기둔화 책임론 의식

입력 2019-03-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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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관리들에 ‘경제위기 해결’ 책임 상기시켜…‘단결과 협조’ 요구 일련의 당 지침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공산당 간부들에게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경기둔화가 장기화한 가운데 시 주석은 당내 반발을 억누르고자 충성 맹세를 받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1월 말 중국 전역에서 고위 관리들을 중앙당교 세미나에 소집해 이례적으로 이들이 정신적으로 태만하고 무능력하다고 질타하고 나서 ‘경제위기 해결’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또 중국 정부는 최근 ‘단결과 협조’를 요구하는 공산당 지침을 잇따라 내렸다. 현지 국영 언론매체들은 지난주 당 지도부가 시 주석으로부터 감사를 받고자 자체 평가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 모든 것은 시진핑을 최고 권력자로 자리 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최근 되살아난 ‘의식’들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시 주석이 강력한 권한을 쥐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최근 시 주석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정부와 당내 엘리트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비판론자’들은 시 주석의 정책이 둔화하는 경기를 살리는 데 실패하고 미국과의 긴장을 불필요하게 높였으며 다른 많은 외국 정부와도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통제에 대한 시 주석의 집착, 시진핑 노선을 이탈하는 간부에 대한 징계위협이 경제정책 혼미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당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의 부편집장을 지낸 덩위원(鄧聿文)은 “시 주석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는 자신의 정책은 올바른 데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각각 개막하면서 앞으로 2주간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가 펼쳐진다. 올해는 경기둔화 등 경제 방면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과 같은 축하할만한 일도 있지만 톈안먼 사태 30주년도 맞이한다.

일반적으로 양회는 사전에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 이는 중국 공산당 지배체제를 강조하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배후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유력 인사들이 정부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이달 말까지로 연장되면서 시진핑은 내부 불만 억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현재의 경기둔화는 시진핑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부채 감축 등 금융 부문 리스크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을 때 대출 등 신용 제공이 위축되면 많은 기업 자금줄이 막혀 경제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이에 최근 중국 정부는 더 많은 인프라 계획을 승인하고 은행권에 민간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가 그동안 통제하려고 노력해왔던 부채 급증 리스크가 다시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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