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은행에 거액 익스포져(위험노출) 한도규제를 도입한 금융당국의 정책이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7일 무디스는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인한 은행의 대규모 손실 발생을 막고자 도입하는 거액 익스포져 한도규제가 국내 은행의 손실을 줄여줘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배력을 행사하는 통제관계나 경제적 의존관계로 연계되는 그룹에 대한 은행의 익스포져를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정책은 거래 상대방으로 인한 리스크와 관련한 기존 규제보다 보수적이며 은행의 최대 손실을 추가로 줄여주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31일부터 행정지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바젤 기준이 추상적으로 제시한 '경제적 의존관계' 등 판단 요건의 모호성이나 한도관리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등 은행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정식도입은 연기하기로 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2014년 이러한 규제 도입을 권고했다. 무디스는 2018년 10월 기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만이 거액 익스포져에 관한 규제를 발표하고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와 브라질, 홍콩, 인도, 스위스 등은 연내 도입이 예상된다.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들은 단일거래 상대방의 익스포져를 모니터링해왔기 때문에 신속하게 한도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은행이 시스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