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장년층 가입 쇄도...27만좌 판매 2340억 실적 올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7일 이투데이와 만나 ‘BTS적금’ 돌풍에 대해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허 행장은 “(당초) 젊은 층이 타깃이다 보니 소액 위주 가입을 예상했는데, 중·장년층 가입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며 “적금액도 소액의 범위를 벗어나, 평균 20만 원을 상회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소비와 함께 운용 가능한 자금 규모가 작은 10·20대 고객이 대부분일 것이란 허 행장의 예측이 기분 좋게 빗나간 셈이다.
BTS적금은 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해 탄생한 월 한도 100만 원의 1년제 자유적금 상품이다. 적금 가입 시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담긴 통장을 받을 수 있다. 허 행장도 지난해 6월 BTS적금 출시 당시 1호 가입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BTS적금 예상 가입자로 방탄소년단의 팬들인 10~30대가 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40·50 중장년층의 가입이 줄을 이었다.
허 행장은 “자녀들 따라 부모도 BTS의 팬이 돼 가족단위로 좋아하게 된 경우가 많아 특정 계층에 쏠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적금 상품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한 마케팅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의미다.
지난달로 판매 종료된 BTS적금은 27만 좌, 2340억 원이라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적금 판매 기간은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1월 31일까지 한 차례 연장한 데 이어 지난달 말까지 추가로 기한을 늘렸다. 통상 은행권에서 아이돌 전용 상품을 출시했을 때 목표를 10만 좌 수준으로 설정한다. 일반적금의 경우 기간에 관계없이 4만~5만 좌만 팔려도 ‘히트상품’으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다.
BTS적금은 허 행장에게 신선한 인사이트를 선사했다. 허 행장은 “핀테크 회사들이 하는 얘기 중에 ‘테스트 앤 런(Test and run)’이 있지 않냐”며 “머릿속 생각과 실제와는 갭이 있으니 선입관을 버리고 항상 새로 배우자고 얘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2017년 방탄소년단과 광고모델 계약을 맺으며 은행권에 아이돌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계약을 연장해 올해까지 ‘방탄 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새롭게 배포한 방탄소년단 ‘Liiv(리브)’ 광고 영상도 유튜브 수백만 뷰를 돌파하는 등 국내를 넘어 글로벌 마케팅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