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풀 서비스 갈등 5개월… 상처만 남은 카카오·택시업계

입력 2019-03-0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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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서비스 주요 일지.

택시·카풀업계의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7일 극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로써 약 5개월에 걸친 택시·카풀 업계의 갈등이 일단락된 모습이다.

◇카풀 갈등의 시작… ‘카카오T 카풀’ 서비스 = 택시와 카풀업계가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카풀’ 서비스를 준비하며 10월 16일 운전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리포트를 인용해 출근 시간대인 오전 7~10시, 퇴근 시간대인 오후 6~10시, 심야시간인 오후 10시~새벽 2시에는 택시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2월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며 카풀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같은 날 택시업계가 반대하고 나섰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시장을 장학한 것에 그치지 않고 카풀 서비스를 하며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이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가 뜻을 모았고 카카오모빌리티 규탄을 위한 성명서를 냈으며 카풀 서비스 출시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월 18일에는 광화문에서 1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특히 택시기사들은 집회 참석을 위해 운행을 중단하기도 해 출퇴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들은 카풀을 금지하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청와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T택시’앱 대신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해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11월에는 국회 앞 도로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격앙된 택시업계 = 택시업계의 반대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카풀 서비스 출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국회를 직접 방문해 카풀 서비스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10월부터 모집한 카풀 크루는 이때 당시 약 7만 명까지 모집한 상태였다. 특히 12월 7일에는 카카오T 카풀 베타서비스를 시작하며 17일 정식 서비스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2월 10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시를 반대하며 법인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린 뒤 분신한 것. 택시노동조합연맹원이었던 최모(57)씨는 경찰과 소방관 등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이날 오후 3시께 숨을 거뒀다.

택시업계에서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풀 서비스 출시를 강행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무리한 서비스 출시 강행을 통해 무고한 희생이 발생했다고 질타하며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분신사고가 발생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진행하던 카카오T 카풀 정식 서비스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시스템 상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서비스가 ‘올 스톱’ 된 것. 하지만 택시업계는 ‘연기’가 아닌 ‘철회’를 주장하며 20일 국회 앞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택시업계는 전국에서 주최측 추산 10만 여명의 택시기사들이 모여 카카오 카풀 서비스 철회와 카풀 금지하는 여객법 통과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월 10일 광화문에서 개인 택시 기사, 2월 11일 국회 앞에서 법인 택시 기사가 추가로 분신하며 카풀 서비스를 반대해 왔다.

(조성준 기자 tiatio@)

◇카풀·택시 협상 난항 이겨내고 극적 타결 = 이같은 택시업계와 카풀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했다.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포함해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이 참여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출범 후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렸다. 첫 날부터 고성이 오가며 5분 만에 파행되는 촌극을 빛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론 4차례, 비공식까지 포함하면 총 150차례 회의를 통해 결국 7일 합의점을 이끌어 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합의한 카풀 시간은 현행법상의 본래 취지에 맞게 출퇴근 시간에 맞춰졌다. 오전 7~9시, 오후 6~8시 등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의 카풀이 허용됐다. 다만 토요일과 일요일, 공유일은 카풀 운행을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외에도 플랫폼 기술을 자가용이 아닌 택시에도 결합해 국민들에게 편리한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고 택시산업과 공유경제의 상생 발전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택시산업의 규제 혁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업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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