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확정된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을 추구하는 만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세금 부담이 늘어난 자산가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 1964년생 박정우씨(56세, 가명), 최근 대기업 A계열사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연봉은 2억 원에 체결. 새 출발에 대한 설렘도 잠시,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남편으로서, 대학생 남매의 아빠로서 고민만 부쩍 늘었다. 집값은 내려가는데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라 세금은 더 늘어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은행PB와 연락하는 일도 예전보다 늘었다.
박 상무는 마포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59㎡, 2018년 공시지가 6억8800만 원)와 자양우성7차 아파트(84.93m, 2018년 공시지가 5억1400만 원)를 소유한 2주택자다.
막연하게 언젠가 아파트를 물려줄(증여) 생각을 하고 있던 박 상무. 정부의 보유세 개편, 공시지가 인상 등으로 갈수록 불어날 세금이 부담스럽다. 사업가가 아닌 퇴직을 준비해야 하는 직장인 처지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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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박 상무는 자양우성7차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 대학생 남매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는 것보다 아파트를 처분하고 생긴 자금을 주는 게(현금 증여) 더 이롭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아파트를 8억3000만 원에 팔았다.
박 상무 본인이 가진 3억3000만 원 중 2억 원은 5~6%대 수익을 기대하며 해외부동산펀드(3개월 이자 지급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분기마다 약 250만 원 정도를 받아 생활자금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1억 원은 골드바에 투자할 생각이다. 예전에 6000만~7000만 원 하던 1kg 골드바 가격이 5000만 원대로 낮아진 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매의 자산은 월지급식ELS, 달러ELS, 해외주식에 분산해 투자하는 방향으로 조언할 계획이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고 보유세 부담은 늘어나는 상황에 대출금리까지 오른다면 이자 부담이 크다”며 “2~3년 후에 은퇴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녀에게 지속해서 자금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 한 채를 정리해서 포트폴리오를 미리 짜는 것도 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은영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PB팀장은 “최근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가 가격 하락, 관리 문제 등으로 매도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며 “이분들은 골드바에 대한 투자 니즈, 베트남 등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에 언급된 이름, 아파트명, 금융상품 등은 임의로 설정한 것입니다.
※도움 말씀(가나다 순)
- 김종필 세무사
- 송은영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PB팀장
-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 원종훈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세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