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붉은색, 레드 사랑이 뷰티 립제품으로 번졌다.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한한령이 느슨해지는 조짐을 엿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 중인 붉은색 립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뷰티는 지난달 22일 국내 한정판 립컬러로 레드 색상의 ‘코리아 술탄’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컬러로 제작됐지만 출시 5일 만에 전량 매진됐다.
제품 이름에도 ‘코리아’가 들어갈 정도로 한국 여성만을 위한 색상으로 탄생돼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오히려 중국인들의 호응이 높았다.
한 백화점 직원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중국인들이 방문이 덜한 교외 매장에는 물량이 조금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취향AI음성 검색 서비스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본 결과, 레드 립스틱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취향AI음성검색서비스는 신세계면세점과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 마이셀럽스와 협업으로 개발한 서비스로, 신세계면세점은 올 3월부터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취향 AI음성 검색 beta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달 8일 에이블씨엔씨 미샤가 새로 출시한 ‘데어 루즈’는 일주일 만에 3만 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운 가운데, 이 중 진한 빨간색 ‘영 보스’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중국인 소비자들은 붉은색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포인트 메이크업 중에서도 특히 립제품의 경우에는 진한 레드 컬러의 제품이 가장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5월까지 중국 기업들의 ‘인센티브(포상) 관광’이 예정되는 등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뷰티업계도 레드컬러 립스틱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헤라와 마몽드, 라네즈, 에스쁘아,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브랜드들은 올봄 빨간색 립스틱을 주요 전략 컬러로 내세우고 ‘레드 바이브’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에서도 중국인 고객들이 핑크보다 레드 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한 헤라 센슈얼 인텐스 벨벳 337호 레드바이브 또한 중국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