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현대차·엘리엇 사외이사 선임 건 일부 수용
현대차그룹 사외이사 선임 후보군을 두고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자, 현대차가 이사회 보강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일 "국적과 상관없이 전세계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 80여명의 풀을 만들어 운용 중"이라며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보강안을 밝혔다.
이는 다음달 22일 열리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에 앞서 추천된 사외에사에 대해 ISS, 글래스 루이스 등 양대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데에 따른 조치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이사회 안에 모두 찬성했지만,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 양측의 제안을 일부씩만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ISS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윤치원 후보가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인 통찰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환영했다. 주주추천 사외이사후보로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그룹의 추천을 받은 점도 높이 평가했다.
또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도 찬성했다. 마가렛 빌슨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경험이 항공 산업에 집중돼 현대차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모비스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제안한 칼 토마스 노이먼 후보, 브라이언 존스 후보 2명, 엘리엇이 제안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루돌프 륄리엄 폰 마이스터 후보 2명 등을 모두 찬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적합성 논란과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로버스 랜달 맥귄 후보(현대차)와 로버트 알렌 크루즈(현대모비스) 후보는 경쟁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로버트 랜달 맥귄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으로 있으며,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최고기술경영자(CTO)다.
이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기업경영 측면에서 과연 다양성이 이해상충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ISS가 이 같은 심각한 문제 간과한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전략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자문사는 현대차의 현금배당을 비롯한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현대차 이사회가 정기 주총에 상정한 안건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특히 현대차 이사회가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000원 현금배당 안건에 대해 찬성, 엘리엇이 제안한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 안건은 반대했다.
ISS는 “만약 회사가 (엘리엇이 요청한) 특별 배당을 지불한다면 자본금 요구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빠듯해 질 것”이라며 “이러한 고려 사항에 따라 경영진의 제안에 대한 표결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