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가 내기 골프 의혹에 휩싸였던 가운데, 차태현이 현재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16일 KBS1 '9뉴스'는 KBS2 '1박 2일' 출연자인 차태현과 김준호가 지난 2016년 7월 1일 수백만 원대 내기 골프를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현재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른바 '정준영 카톡방' 조사 중 발견된 내용이다.
이날 'KBS 뉴스9'이 공개한 카카오톡 재구성에 따르면 차태현은 정준영에게 김준호와 내기 골프를 통해 딴 돈을 자랑하며 5만원 권 수십 장이 담긴 사진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 2시간 만에 돈벼락"이라고 보냈고, 정준영은 "우리 준호 형 돈도 없는데"라고 맞장구쳤다. 그러자 차태현은 "거의 신고하면 쇠고랑이지"라고 덧붙이며 스스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발언을 했다. 또한 해당 단체 메신저 방에는 당시 연출을 맡고 있던 '1박 2일' 담당 PD도 함께 있었으나 내기 골프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방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태현은 17일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해외에서 골프를 친 것은 아니고 국내에서 저희끼리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것이고 돈은 그 당시 바로 돌려줬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저희끼리 재미 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단체방에 올린 제 모습을 보게 되니 너무나 부끄럽다.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차태현은 "실망하신 팬분들, '1박2일'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를 주게 돼 정말 미안하다"라고 사과하며 "그래서 이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반성하면서 자숙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준호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준호 측은 "현재 입장을 정리 중이다. 17일 중으로 입장을 전할 계획이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김준호는 지난 2009년 해외 원정 도박으로 논란이 돼 한동안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정준영 몰카 카톡방'에서 시작된 수사가 '1박2일' 제작 중단을 넘어 차태현, 김준호의 프로그램까지 번지는 상황. 이와 함께 이들이 고정 출연 중인 '라디오스타', '개그콘서트' 등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대해 '1박 2일' 관계자는 "당초 17일 오전에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다. 18일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