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혁신기술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제품 주기가 짧아지는 등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마케팅 패러다임도 함께 진화 중이다.
단순히 기업·고객 간의 관계를 넘어 온·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을 통한 고객의 참여까지 끌어내려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고객 옹호 획득’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진 이른바 ‘마켓 4.0’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기업들도 고정관념을 깬 혁신적인 마케팅 고안에 여념이 없다. 인간 대 인간의 연결을 통해 고객의 참여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등 상상 이상의 혁신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 반도체 만드는 회사 유튜브 회원이 13만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패권은 동영상으로 넘어왔다.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재미는 물론 고객의 공감까지 끌어낼 수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상품(평가)에 대한 전파력이 고객에게 넘어간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유튜브 공식채널 구독자수는 각각 20만 명과 13만 명이 넘는다. 특히 스마트폰과 가전 등 소비재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부품 기업인 SK하이닉스의 경우, 13만 명이란 구독자 수는 이례적인 수치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유튜브에 올린 반도체를 의인화한 광고가 모두 1000만 조회수를 훌쩍 넘는 등 젊은 층에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회사, 일해보고 싶은 회사’로 다가서고자 한 취지에 맞는 성과가 나오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웹 드라마를 만들어 ‘유튜브 세대’의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세먼지가 지배하고 있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고래먼지’란 작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웹드라마 제작은 동영상 형태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층과 좀더 가깝게 소통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은 또 대도서관 등 유튜브 크레이이터들과 협업을 통해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은 디스플레이 정보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의 조직문화, 채용 정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동영상 광고의 경우, 조회수와 댓글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온·오프라인 상호작용 극대화 “고정관념 깨자” = 마켓 4.0 핵심요소 중 하나가 기업과 고객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이다.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쌍용자동차는 최근 자동차 구매 경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8년 만에 완전히 바뀐 모습으로 돌아온 신형 코란도를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를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마트라는 일상적인 공간 안에서 소비자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차량을 둘러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판매 방식을 바꿨다.
이마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초소형 전기차인 르노 ‘트위지(Twizy)’의 제품 상담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이마트 매장을 통해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은 세계 최초로 영화 ‘아이언맨 ’캐릭터를 적용한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아이언맨 수트의 전용 레드 컬러가 포인트 컬러로 적용됐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판매자나 기업이 고객서비스의 주체였다면 이제는 대중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고객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고객 참여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마켓 4.0 내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