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흔드는 행동주의 펀드] “KCGI, 주주이익 근거 부족”… 조양호 손 들어준 ISS

입력 2019-03-2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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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vs 강성부 펀드

2대주주 제안 7개 모두 ‘반대’ 의견

‘석태수 부회장 연임’ 제외하고는

한진칼 이사회 안건은 모두 ‘찬성’

최대 자문사 권고안 영향력 주목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ISS가 행동주의 펀드이자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의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2.8%를 보유 중이다. 반면 한진칼의 안건에 대해서는 대부분 손을 들어줬다. 다만 한진칼이 낸 석태수 현 한진칼 대표이사 연임 안건에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29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ISS의 이 같은 의견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가, 의결권 자문사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진그룹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발표한 자문보고서를 통해 29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가 제안한 7개의 주총 안건에 모두 반대했다.

앞서 KCGI는 1월 31일 주주제안서를 통해 △감사 선임 △사외이사 2인 선임(조재호·김영민) △감사위원 2인 선임(조재호·김영민) △이사보수 한도 조정(50억 원→30억 원) △감사 보수한도(3억 원) 등 7개의 안건에 대해 한진과 한진칼 주주총회 상정을 요구했다.

KCGI측은 감사에 이촌회계법인 김칠규 회계사를 ,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자리에는 서울대 경영대학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또 KCGI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경우,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감사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지만, 감사위를 구성할 경우에는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ISS는 “KCGI의 주주 제안이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모든 안건에 대한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모두 추천된 후보들에 대해서는 “회사 발전 및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ISS는 보수 한도에 대해서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50억 원)은 합리적이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KCGI가 제안한 보수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ISS는 한진칼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서는 대부분 찬성 의견을 냈다. 한진칼 이사회는 주인기 세계회계사연맹 이사·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연구원장)·주순식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3인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다만, 석태수 부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석 대표이사 연임을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ISS는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가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조치”라며 찬성했다.

한편, ISS는 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 분석 후 1700여 개 대형 기관투자가에게 찬·반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문사다. 세계 투자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국부펀드 등은 투자한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ISS 보고서를 참고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역시 ISS나 글래스루이스와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참고한다. 이에 따라 한진칼 주총에서 한진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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