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아이돌봄서비스를 출시하려 했을 때 가장 반겼던 입주 회원 중 한 분이 늦둥이 아빠셨어요. 내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은 ‘엄마’만이 아니라 일하는 ‘아빠’에게도 매우 필요했던 일인 거죠.”
공유오피스 ‘빌딩블럭스’의 김희영(사진) 대표는 업계 최초로 공유오피스 내 입주 회원들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김희영 대표는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의 경우 직장에서 제공하는 육아 지원 정책이나 사내 어린이집 등 인프라를 누리기 힘든 환경이다”며 “우리가 아이돌봄서비스를 먼저 시작하면서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빌딩블럭스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여성만을 위한 공유오피스’라는 인식이라고 꼽았다. 그는 “기존 공유오피스들이 주로 IT 업종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했다면 우리는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유오피스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러한 취지에서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한 시설을 추가했고, 아이 있는 부모를 위한 돌봄 서비스도 고안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입주 회원의 성비도 여성과 남성이 6대 4 비율이다.
빌딩블럭스는 ‘부티크 공유오피스’라는 정체성에 맞게 기존 공유오피스와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2010년 미국 패션스쿨에서 마케팅을 배운 경험이 빌딩블럭스 색깔에 묻어났다. 제품을 알리기 위한 쇼룸과 포토스튜디오, 크레이터들을 위한 워크샵(Work Shop)과 매태리얼 라이브러리(Material Library) 등을 갖춘 것이 그 예이다. 때문에 패션, 뷰티 분야와 관련 마케팅, 커머스사들이 입주 회원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장 편안한 공간’은 빌딩블럭스가 추구하는 목표다. 빌딩블럭스의 분위기가 스타트업 특유의 ‘활발함’ 대신 ‘차분함’을 느끼게 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회원들을 위한 맥주파티 등 다른 공유오피스에서 하는 서비스라고 무작정 따라 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BB 북클럽’, ‘BB 키친’ 등 책에 대한 감상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등 최대한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에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 달에 입주 회원들과 정호균 쉐프가 준비해 준 런치박스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비스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또 다른 목표는 향후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 연합체(Alliance)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는 “각자 뚜렷한 개성과 특화된 장점이 있는 공유오피스 업체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시너지를 발휘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최근 하와이와 일본에서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분들이 기사를 보고 회사에 찾아온 적이 있는데, 이처럼 해외 공유오피스와도 협업하며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나눌 방안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빌딩블럭스가 그냥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다양한 업종에서 다른 경험을 쌓은 크리에이터들이 공존하는 열린 커뮤니티를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