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꽃들 유통바이오부 기자
실제 현실은 어떨까. 최근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의 점포 한 곳에서 ‘노키즈존’을 내걸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찬반 여론에 휘말리자 결국 취소했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 점포까지 ‘어린이 출입 금지’를 내걸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아동 혐오’가 서서히 퍼지고 있다.
식당, 카페 업주들이 ‘노키즈존’을 결정하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매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장내 소란을 일으킬 만한 요소를 배제하겠다는 것. 여기에 ‘노키즈존’과 짝짓는 단어가 바로 ‘맘충’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하던 과거와 달리 페도포비아(pedophobia), 즉 아동혐오가 확산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잖아도 저출산으로 유업계·아동복 등 관련 시장은 울고 있다. 반면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온화해졌다. 복합쇼핑몰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소비자를 적극 반긴다. 왜 개와 유대인이 포용되는 시대에 어린이가 차별의 대상이 되는 걸까. 계간 ‘창비어린이’ 2019년 봄호 ‘혐오의 시대,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서 김원영 변호사는 “아동혐오증은 우리 시대에 가장 노골적이고 그 해악이 저평가되는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차별 대상인 아이들이 권력자인 어른의 발언에 동조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이신애 교사는 “(현실은) 노키즈존을 옹호하는 아이, 스스로를 급식충이라고 칭하며 웃는 아이, ‘제가 맞을 짓을 하긴 했어요’라며 부모의 체벌을 변호하는 아이를 만들어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