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일, 만 60세 출생일로 봐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유모(63) 씨 등 67명이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휘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중 생년월일이 1956년 하반기인 유 씨 등 33명에 대해 정년퇴직일을 2016년 6월 30일까지로 정한 내부 인사규정은 무효라는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이들의 정년퇴직일은 원심이 판단한 2016년 12월 31일이 아닌 만 60세에 도달하는 각자의 출생일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아울러 정년퇴직일을 2016년 12월 31일로 하지 않아 차별을 받았다는 1956년 상반기 생인 나머지 원고 34명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4년 1월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로 변경하는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정년이 임박한 1955년생은 2014년 12월 31일, 1956년생은 2016년 6월 30일, 1957년생은 2017년 12월 31일로 퇴직일로 정하는 데 합의했다.
더불어 정년연장에 따라 2016년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도를 도입해 만 59세에 도달하는 해에 10%, 만 60세에 도달하는 해에 20%를 각각 감액하기로 합의했다. 1955년생 직원들의 경우 정년은 1년 연장되나 임금피크제는 적용받지 않고, 1956년생은 정년이 1년 6개월 연장되나 임금피크제는 6개월만을 적용받게 됐다. 1957년생 직원들의 경우 정년이 2년 연장되는 대신 임금피크제도 2년간 적용받게 됐다.
1956년 하반기에 태어난 유 씨 등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정년퇴직일은 2016년 12월 31일이 되는 만큼 정년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근로자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단체협약은 무효"라며 유 씨 등 33명의 주장을 받아들여 약 13억 원의 임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나머지 34명은 생년월일과 정년퇴직일을 따져봤을 때 만 60세가 되는 만큼 다른 직원들과 차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유 씨 등의 정년퇴직일인 2016년 6월 30일까지 만 60세에 이르지 못함이 명백하다"면서 "인사규정 등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된다"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