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미 정상회담서 교착상태 빠진 북미관계 돌파구 찾나

입력 2019-03-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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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내달 10~11일 방미 북미 중재자 나서…대북제재 완화 문제가 '열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온 문재인 대통령이 4월 10일∼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이 연일 강온전략으로 북미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꼬여있던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국제 대북 제재 틀 안에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제협력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느냐다.

미 국무부가 외교부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언급할 거면 미국에 오지 말라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도 어렵다는 평가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비핵화 실무 협상에 전면에 나서고 있어 일부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풀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가 이번 정상회담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풀려면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하는 데 한미 정상회담 전 북한 설득도 어려운 문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대북 특사를 평양에 파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를 받아내 트럼프 대통령 설득을 위한 협상 카드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비핵화 협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자칫 한반도 평화의 봄은 머나먼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기자들을 만나 “이번 정상회담의 상세 의제는 내주 방미하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백악관에서 직접 조율하게 될 것”이라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의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전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은 아직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여러 측면에서 자체 평가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조만간 여러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논의는 아직 이르다”며 “다만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이르면 4월 중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큰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미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어 청와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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