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지난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지표 마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올해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AA+’ 신용등급도 반납 위기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8208억 원, 영업이익 5970억 원, 당기순손실 46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0.6%, 25.5% 줄었다. 특히 2017년 206억 원 수준이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4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실적 저하는 해외 사업과 국내 할인점 및 슈퍼마켓 부문에서의 실적 부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이후 롯데쇼핑의 중국마트 대부분은 영업정지를 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 유통 사업과 관련해 롯데쇼핑이 총 2조8000억 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3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3338억 원) 대비 급감했다. 또 이 기간 하이마트 영업권 손상차손과 매각 진행중인 점포 등의 자산손상차손 등에 따라 4486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7년 109.3%에서 지난해 111.3%로 증가했다. 동종업계인 현대백화점(44.71%)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중국 사업 철수 비용으로 인한 차입금도 증가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5조1116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1200억 원 가까이 늘어났다. 자본총계에서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순차입금비율도 41%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에는 30%에 그쳤던 지표다.
이처럼 수익성 저하와 함께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악화되면서 롯데쇼핑의 신용도 유지는 더욱 어려워졌다. 2017년 9월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쇼핑의 신용도를 ‘부정적’으로 줄줄이 조정했다. 이후 롯데쇼핑의 영업 수익성 저하세가 지속됐고, 올해도 실적 전망이 어두우면서 신평사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쇼핑은 경쟁사 대비 실적 저하 속도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늦은 온라인 투자의 불확실성 등으로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소비패턴은 경쟁사 대비 중소형 지역의 백화점 비중이 높고 명품 MD가 약한 롯데쇼핑에겐 비우호적으로 작용되기 때문에 올해 유의미한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용주 나신평 수석연구원도 “당장 중국 사업 철수를 위한 출자로 순차입금이 증가했고, 매출과 영업수익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롯데쇼핑의 신용도는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증가한 것에 대해 “2017년 4분기 지주사 분할 합병 당시 공정가치재평가에 따른 정산 손익이 3800억 원 가량 들어온 것이 있는데 이것이 일회성 손익으로 잡히면서 상대적으로 금액이 커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포효율화 작업과 e커머스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오프라인에서 멀어졌던 고객들을 끌어 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