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폭행 막는다"…비상벨·보안인력 의무화

입력 2019-04-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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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폭행 발생비율이 높은 병원과 정신의료기관은 의무적으로 비상벨을 설치하고 보안인력을 갖춰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통한 국민건강 보호'를 비전으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정신질환 치료ㆍ관리체계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 폭행발생률을 현행의 절반수준으로 줄이고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적정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퇴원 후 재(再)입원율도 현행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복지부가 올해 1~3월 전체 의료기관의 10.3%인 729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환경 실태조사를 한 결과,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원의 11.8%, 의원의 1.8%에서 의료기관 내 폭행 등 사건이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300병상 이상 병원 중 폭행이 발생한 비율은 39.0%로 가장 높았고 100~299병상 12.4%, 50~99병상 6.0%, 50병상 미만 2.3% 등 병상수가 줄어들수록 발생 비율도 낮아졌다.

병원 가운데 정신과가 있는 곳 중 37.7%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해 6.4%였던 미설치 기관보다 발생률이 6배 가까이 높았다. 의원도 정신과가 있는 곳이 7.7%로 없는 곳(1.6%)보다 폭행 발생률이 높았다.

하지만 보안인력을 배치한 곳은 전체 의료기관의 32.8%에 불과했다. 비상벨을 설치한 곳도 39.7%로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올해 하반기에 폭행 발생비율이 높은 일정규모 이상의 병원과 정신병원, 정신과 의원에는 비상벨, 비상문, 보안인력을 갖추도록 의료기관 준수사항에 반영할 예정이다.

의료기관 내 폭행 사건 발생 시 경찰출동시간을 고려해 자체 보안인력의 1차적인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경비원 등 보안인력을 증원하고 동시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경찰청에서 보안인력 교육을 직접 실시할 계획이다.

비상벨과 보안인력 배치 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비상벨을 누르면 지방경찰청과 연계, 빠른 시간 내 경찰이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출동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일정 규모 이상 병원에서 이렇게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반기 중 시설과 인력을 확보한 경우 일정 비용을 수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구체화하기로 했다.

폭행 등 사건을 예방하고 사건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요령을 숙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의료기관에 배포·실시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안에서 발생하는 폭행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도 검토한다. 의료인 및 환자에게 상해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가중처벌하고 중상해 이상 피해 발생한 경우에는 형량 하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의료법에선 협박·폭행 시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 원 이하 벌금 부과 등 상한제가 적용돼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신질환의 경우 발병 초기 치료서비스에 집중한다.

시·도별로 거점병원을 지정하고 지역사업단을 설치해 지역 내 병원에 내원한 발병 초기 환자를 지역사업단에 등록토록 하고 지속치료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기중재지원사업'을 도입할 예정이다.

초기 환자가 퇴원한 이후에 꾸준히 외래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비 지원 등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하고 주요 거점병원에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다학제 사례관리팀'을 설치해 집중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록 추진한다.

시설과 인력 투입량이 많은 급성기 진료 특성을 고려해 별도 시설·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을 충족한 의료기관에는 수가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조기 퇴원한 환자에게 낮 시간 동안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낮 병원 설치율을 2017년 기준 5.9%에서 2022년까지 2배 수준인 12%까지 확대하고 수가 개선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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