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업계가 예년보다 일찍 여름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벌써부터 경북 지방 낮 최고 기온이 25℃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지역이 나타나는 가운데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의류 업계는 땀과 수분을 빠르게 흡수해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냉감’ 소재 의류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4일 ‘아이스 폴로 티셔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이더가 냉감 소재 의류를 지난해 4월 중순 선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가량 앞당겨 출시한 셈이다. 해당 제품은 기능성 냉감 소재인 아이스티(ICE-T)가 적용된 티셔츠로,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티셔츠 안쪽에 프린트된 ‘버추얼 아이스 큐브(VIRTUAL ICE CUBE)’가 사라지고, 땀과 수분에 반응해 냉감 효과를 제공한다. 땀이 나는 동안 지속해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더에 앞서 가장 먼저 냉감 소재 의류를 출시한 브랜드는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18일 ‘2019 에어리즘 컬렉션’을 내놨다. 에어리즘은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섬유회사인 도레이, 아사히 카세이와 공동 개발한 신소재로, 피부에 자극을 주는 습기와 열기를 마치 호흡하듯 방출해 온종일 쾌적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성 소재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에어리즘 의류를 4월 초 출시했으나 올해는 보름가량 앞당겨 3월 중순에 내놔 눈길을 끌었다.
K2는 이달 중순께 새로운 버전의 냉감 시리즈 ‘오싹(OSSAK)’을 출시한다. 지난해 4월 말께 냉감 소재 의류를 선보인 K2 역시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앞당겨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CJ오쇼핑도 여름 패션 상품을 한 달가량 앞당겨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반팔 티셔츠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5월 초순부터 판매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이른 3월부터 소비자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판매된 ‘칼라거펠트 아이코닉 티셔츠’는 방송 1시간 만에 약 2만여 세트가 판매돼 목표 대비 260%가 넘는 주문 금액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해 CJ오쇼핑은 이달부터 여름 시즌 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흡수성과 통기성이 좋은 면ㆍ리넨 소재 상품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6일 판매하는 칼라거펠트 아이코닉 티셔츠는 전 세계 면 생산량의 1%에 불과한 ‘수피마 코튼’ 100%로 제작됐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힛더스타일’에서는 실켓티셔츠 5종을 판매한다. 넉넉한 사이즈에 ‘가오리’ 소매(돌먼 슬리브)를 적용해 한여름에도 옷이 들러붙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씨이앤은 올해 여름 상품 비중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늘리고, 론칭 날짜도 전년 대비 1주일 앞당겼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 업계가 여름 패션을 내놓는 시기는 통상적으로 4월 말 전후였는데 갈수록 더위가 빨리 찾아오고, 일교차가 커서 한낮에 기온이 높아지다 보니 냉감 소재 의류 출시 일정이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