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대표 "이랜드 갑질로 일감 줄어" 주장에...이랜드측 "공개입찰 과정 문제 없어"
이랜드리테일이 ‘불공정 입찰' 여부를 둘러싸고 중소 협력사와 맞고소전을 벌이며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불공정 입찰, 하청 끼워넣기 등으로 갑질을 일삼았다”며 서울 동대문구 킴스클럽 본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던 박창선 네오토탈서비스컨설팅 대표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공갈 협박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고소했다. 박 씨는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킴스클럽과 계약을 맺고 계산대와 배송 외주 업무를 맡아온 협력사 대표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 조사를 거쳐 이달 검찰로 송치됐고,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이에 박 대표는 "이랜드리테일이 공개입찰을 통해 외주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이랜드리테일을 고소했고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2009년부터 킴스클럽과 손잡고 계산대와 배송 외주 업무를 운영해온 네오토탈서비스컨설팅은 지난해 돌연 이랜드로부터 전국 32개 점포를 6개 권역으로 나눠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랜드는 공개입찰 조건에 1권역당 1개 업체만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결국 전국 6개 권역을 서로 다른 6개 업체가 담당하게 됐다. 이에 해당 업체는 기존 계산대 5개, 배송 15개의 외주업무를 맡고 있었지만, 공개입찰을 통해 계산대 2개, 배송 6개로 일감이 줄었다.
박 대표는 이랜드리테일이 자신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 측의 불공정 행위가 확인됐다고 주장한다. 박 대표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랜드리테일은 입찰에서 계약 금액을 제시하는 견적서 점수와 기업 신용평가서, 사업 제안서, 재무제표, 세금 완납 증명서 등 서류 점수를 50:50으로 반영해 낙찰 기업을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 낙찰된 기업은 금액 견적서만 냈을 뿐 여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낙찰된 업체 중 두 곳은 박 대표의 아래도급 업체가 만든 신규 업체였던 터라 이랜드리테일 측에서 요구한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이랜드리테일은 가장 적은 금액을 적어낸 신규 업체 두 곳을 낙찰했다.
박 대표는 “가장 적은 금액을 제시해 50점을 다 받았다고 해도 나머지 50점에서는 미달인데 신규 업체가 공개입찰에서 선정됐다”며 “심지어 가장 적은 금액으로 낙찰됐음에도 막상 계약할 때는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랜드리테일 측은 "모든 업체가 참석한 입찰 설명회 당일에, 제출 서류 등 공개 입찰에 대한 질의ㆍ응답을 통해 모든 업체에게 공개적으로 답변했으며, 신규회사의 경우에는 제출 할 수 없는 서류가 있음을 고려해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평균 점수를 부여하는 등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업체가 낼 수 없는 서류에 대해 일괄 점수 없음으로 처리한다면, 신규 업체에 대해 입찰 기회 자체를 배제하는 것으로 오히려 공정한 입찰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