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그룹이 지난해 3세 경영승계를 본격화한 가운데 비상장사 중심의 내부거래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적은 대신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로 지배구도가 구축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지난해 기준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등 세 개의 상장사를 비롯해 총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중 그룹내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인 무림SP를 기점으로 그룹 지배구조가 완성된 모습이다.
무림SP는 오너 3세이자 장남인 이도균 부사장이 지분 21.37%로 1대주주인 가운데 아버지 이동욱 회장과 그의 숙부 이동근 씨가 각각 20.84%, 19.20%를 보유하고 있다. 2003년까지는 아버지 이 회장의 지분이 가장 많았지만 2004년 중 장내 매수 이후 줄곧 이 부사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무림SP는 그룹 상장사 가운데 오너일가의 지분이 유일하게 과반을 차지한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무림SP를 통해 지배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거래가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비상장사 무림로지텍과 무림파워텍이다. 무림로지텍은 1994년 무림물류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로, 펄프 보관, 창고업, 화물운송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무림SP가 지분 94.88%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림페이퍼가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무림로지텍은 지난해 매출 44억 원 가운데, 계열사간 내부거래로만 81.79%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사업이 지류와 고지, 펄프 등의 보관업으로, 거래 대부분이 무림페이퍼를 통해 이뤄졌다. 최근 3년간 내부거래 비중을 80%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액 역시 42~44억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 무림파워텍은 증기와 전기의 생산·판매회사로, 무림페이퍼의 100% 자회사다.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파워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무림로지텍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은 적지만 매출규모와 영업익 증가폭에서는 눈에 띄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내부거래 비중 65.55%를 기록했을 당시 무림파워텍은 매출 448억 원과 영업이익 8억80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년 뒤인 지난해 내부거래를 74.20%까지 높였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1억 원, 20억7722만 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2년새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내부거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무림파워텍 역시 무림로지텍과 마찬가지로 내부거래 대부분이 무림페이퍼를 통해 이뤄졌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동욱 회장의 장남 이도균 전무가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이 전무는 2015년 상장사 무림SP와 무림페이퍼, 무림P&P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