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지난주 목요일 4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날로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처음 사용하여 나라를 세운 대한민국의 건국기념일이다. 일제의 강압 아래 있었지만 우리는 정치, 외교,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일제에 항거하며 우리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남의 나라 땅에 수립했기 때문에 비록 표현은 ‘임시정부’라고 했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40년 9월에 정식 군대인 광복군을 조직하였고 1943년에는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연합군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투쟁의 결과 우리는 1945년에 광복을 맞았고, 1948년 8월 15일에는 정식으로 대한민국정부를 수립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건국기념일’은 당연히 1919년 4월 13일이고, 대한민국 정부를 정식으로 수립한 날은 1948년 8월 15일이다.
수립은 ‘나무 수’ 혹은 ‘세울 수’라고 훈독하는 ‘樹’와 ‘설 립(立)’ 자를 사용하여 ‘樹立’이라고 쓰며, 주로 정신적·추상적 개념인 정부, 제도, 계획 등을 이룩하여 세우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세울 건(建)’을 쓰는 ‘건립(建立)’은 건물이나 동상 등 구체적인 물건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나라를 처음 세우는 것도 ‘建’을 써서 ‘건국(建國)’이라고 한다. 정부는 구체적인 형상이 없는 추상적 개념의 조직이지만, 국가는 일정한 영토와 국민과 주권을 갖는 고유명사로서 구체적인 내용과 표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建’ 자를 써서 建國이라고 하는 것이다. 樹立과 발음이 같은 ‘竪立’도 있다. ‘竪’도 ‘세울 수’라고 훈독하는데 竪立은 기울어지지 않도록 꼿꼿하게 세운다는 의미로서 의미중심이 ‘꼿꼿하게’에 있다.
정부나 제도, 계획 등의 樹立에 ‘樹’를 쓰는 까닭은 나무처럼 성장·발전하기를 염원했기 때문이리라. 대한민국은 나무처럼 성장해야 한다. 건국 100주년, 힘차게 불러 보자. 대한민국 만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