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박삼구' 그룹 재건 승부수에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력 2019-04-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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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화문 본사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완료에 따른 그룹 현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제2 민간항공으로 비상하던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사진>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불운한 확장 경영으로 인해 불시착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정부가 서울올림픽 개최를 위해 제2 민간정기항공운송사업자로 금호그룹을 선정한 뒤 서울항공으로 출범하고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하강은 박 전 회장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확장을 하며 시작됐다.

‘M&A 승부사’라고도 불리는 박 전 회장은 2002년 취임 이후 굵직한 M&A를 추진했다. 2006년 대우건설을 6조4000억 원에, 2008년 대한통운을 4조100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그룹 재건의 꿈은 예상치 못하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무너졌다. 대우건설을 시장 예상가보다 2조 원 높게 인수하며 산업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3조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차입한 상황에서 금융위기가 닥치고 건설경기가 악화되자 결국 차입금을 갚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산업은행에 경영권을 넘겼다. 금호렌터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매각하며 유동성 위기도 넘겼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그룹 재건을 지원하다가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신청하고 4년 만인 2014년 12월 자율협약에서 졸업했다. 하지만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자금을 활용하면서 유동성에 또 다시 문제가 생겼고 지난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결국 박 회장의 확장 경영이 금융위기를 만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데 이어 매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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