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마케팅과 ‘소비자 편리함’이 만났다. 기업이 환경 보호의 당위성만 강조하던 데에서 나아가 친환경을 추구하면서 소비자에게 편리함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확장한 것이다. 종전에 펼쳐진 친환경 마케팅은 탄소 줄이기, 친환경 소재로 포장재 바꾸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강조하는 행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편리함까지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가 환경과 편리함 모두 갖춘 배송 서비스 ‘더 그린 배송’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헬로네이처처럼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하는 업체는 배송 시 스티로폼과 아이스 팩, 은박 보냉팩 등으로 온도를 낮추고, 테이프와 비닐 완충재로 제품이 흐트러지지 않게 포장하는 등 제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과대 포장’을 일삼아왔다. 신선식품 배송 업체인 ‘마켓컬리’ 역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자사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과대 포장에 대한 소비자의 뭇매를 맞았다. 업체는 제품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작은 물품이라도 과하게 포장해 배송했지만, 이는 친환경에 역행할 뿐 아니라 분리수거해야 할 쓰레기 양을 늘린 꼴이라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헬로네이처의 ‘더 그린 배송’ 서비스는 스티로폼이 아닌 쌀 포대 소재로 알려진 PE우븐이라는 섬유로 만든 보냉가방에 주문한 제품을 넣어 배달한다. 여러 상품을 보냉가방에 한 번에 담기 때문에 포장 부자재를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포장재를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지퍼를 여닫는 형태라 제품을 개봉하고 보관하기 모두 쉽다. 해당 보냉가방은 소비자가 세척 후 다시 사용하거나 다음 주문 시 문 앞에 두면 헬로네이처가 수거해 세척 후 재사용한다. 헬로네이처 측 관계자는 “이번 친환경 마케팅은 배송 시 발생하는 쓰레기를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하는 재활용품 처리의 번거로움을 줄여 재사용(reuse)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도 간편하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 100% 종이로 만든 포장재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eco tapeless box)’를 도입한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포장재는 상자 전체가 종이로 된 조립형 구조이기 때문에 박스 내ㆍ외부에 접착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상자에 표시된 절취선을 손으로 뜯어 개봉할 수 있어 비닐 테이프를 일일이 떼어내지 않아도 된다. CJ오쇼핑은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를 자체 브랜드인 셀렙샵 에디션, 씨이앤, 엣지, 장미쉘 바스키아 등 패션 의류 및 잡화 상품에 우선 적용해 운영할 계획이다. CJ오쇼핑 측 관계자는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는 유해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기에도 간편하다”며 “과대 포장을 지양하는 이 같은 포장재 적용이 업계에 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