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담당 직원 BMW 실형 유지, 벤츠코리아 집유 감형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위조하고 시험성적서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한정훈 부장판사)는 26일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MW코리아에 1심과 같이 벌금 145억 원을 선고했다. 전·현직 직원 6명에 대해서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1심은 인증 담당 직원 이모 씨와 김모 씨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BMW코리아 등의 주장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BMW코리아 측은 인증 변경 보고 대상에 대해서는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고, 차량을 보세구역 밖으로 반출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요 부품 변경 인증 과정에서 보고ㆍ통보는 인증 절차를 간략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고 변경 인증을 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수입이란 외국 물건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과 한국에 들어와서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한 두 가지 요건이 수반된다”며 “보세구역에서 반출되지 않았다 해도 허가를 받은 이상 자유로운 처분이 가능해 수입 완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반면 재판부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대해서는 감형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BMW사건과 관계를 볼 때 상대적으로 낮게 양형해야 한다고 볼만한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벤츠코리아가 BMW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변경 보고, 수입 시점 등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1심에서 벌금형 기준으로 삼은 차량 대수에 오기가 있다고 보고 다시 계산해 1억여 원 줄인 벌금 27억390만 원을 선고했다.
인증 담당 직원에 대해서는 1심과 달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차량 수입 시점을 나중에 인지하고 (인증 업무) 관계기관에 자진신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무죄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BMW코리아는 2011년부터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인증을 받는 수법으로 차량 2만9000여 대를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환경부는 2017년 11월 BMW코리아 등의 배출가스 조작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벤츠코리아는 가스 배출량 확인을 위한 환경부 변경 인증 절차를 마치기 전에 차량 6000여 대를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의 항소심 재판은 각각 진행됐으나 재판부는 두 사건의 쟁점이 유사한 것으로 보고 이날 함께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