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 실적 부진 등 잇따른 악재로 코스피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9포인트(-0.51%) 하락한 2179.31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하락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5원 오른 1161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을 달러당 116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월 31일(1162.1원) 이후 2년 3개월만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무역분쟁 완화와 미국금리 인상 완화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 등 대외 변수가 등장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연초 배럴당 46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66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주식과 원화가 약하게 움직이는 분위긴데 환율 급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또 1분기 실망스러운 GDP 성장률과 지뢰밭 같은 실적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종목장세를 이어갈 전망인데 현재로선 2100~2200선을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스피를 끌어올릴 만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실적 발표를 앞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도 “1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오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PER 11배가 넘는데 특별히 이익 전망이 개선되거나 경기가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향후 펼쳐질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간 코스피 예상밴드는 1900~2400선으로 예상하는데, 당분간 2200선에서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 센터장은 “GDP 부진과 영업이익 하향조정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공존한다”며 “하반기에는 이익 전망이라든가 성장률이 하강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