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개척·최신 게임 트렌드 활용 등 마케팅 능력 향상에 미국 소비자 거부감 희석
동영상 앱 ‘틱톡’과 텐센트의 게임 등 중국 IT 업체들이 개발한 모바일 앱이 미국시장에서 점점 더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국 기업이나 중국의 막대한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개발한 앱들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6억7480만 달러(약 7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리서치 업체 센서타워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한 수치다.
센서타워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상위 100개 앱을 추려내 분석했다. 중국은 상위 100개 앱 매출 중 22%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계속되고 화웨이와 같은 중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정서도 여전하지만 중국 IT 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 조용히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CNBC는 풀이했다.
미국에서 틱톡은 10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커지면서 지난 1분기 페이스북 메신저와 게임 ‘컬러 범프 3D’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내려 받은 앱이 됐다.
미국 등 세계에서의 명칭은 ‘틱톡’이지만 중국명은 ‘더우인’이다. 외국인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이름을 바꾸고 그에 따른 브랜드 전략을 펼친 것이 미국에서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샌더스 트랜 센서타워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중국 앱 개발자들은 미국 소비자와 공감하는 데 더욱 능숙해지고 있다”며 “그들은 틱톡과 같은 앱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거나 ‘PUBG 모바일(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의 배틀로열 스타일 게임으로 서구 게이머들의 최신 트렌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또 미국시장에서 사용자를 어떻게 확보하는 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으며 그로 인해 훨씬 효과적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페이스북의 광고주 차트에서 자주 상위권에 오르게 하는 등 상당한 비용도 지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틀그라운드는 원래 한국 기업인 블루홀(현 펍지주식회사)이 콘솔과 PC용으로 개발한 게임인데 텐센트가 이를 모바일용으로 다시 만들었다.
미국의 많은 소비자가 이들 인기 앱이 중국 기업이나 중국 소유 개발사가 만들었다는 것을 모른 상태에서 즐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하니쉬 바티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술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에 자사 앱을 진출시키는 것을 중시한다”며 “이에 계속해서 ‘중국’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자신들을 글로벌 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흥미로운 점은 1분기 미국 상위 앱 100개 중 중국 앱 수는 9개로, 오히려 1년 전 같은 기간의 14개에서 줄었다는 점이다. 다운로드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매출은 급증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텐센트가 있다. 텐센트는 중국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메시징 서비스 ‘위챗’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게임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에서 1분기 7번째로 많은 매출을 거둔 앱인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스가 개발했는데 텐센트는 바로 이 회사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또 다른 인기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개발사인 슈퍼셀도 소유하고 있다.
세르칸 토토 칸탄게임스 최고경영자(CEO)는 “서구시장에서 텐센트의 약진은 이미 일어났다”며 “텐센트는 자사 콘텐츠를 직접 미국과 유럽으로 가져가는 대신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