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 13곳 늘며 치열한 경쟁 ‘부익부빈익빈’ 심화…“신규 허가 땐 1~2곳 더 이탈”
면세점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가 무분별한 사업권 남발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사업이 ‘계륵’으로 전락했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입찰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신세계DF, HDC신라, 두타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하나투어 SM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나 5개에 불과했던 면세점이 13개로 늘어나면서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사업 첫해인 2016년 신규 면세점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맛봤다. 급기야 지난달 29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신규 면세점 중 처음으로 사업권을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사업권 반납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3년간 100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입었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6월 말 보세 판매장 폐지 관련 보고를 한 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보세 판매장을 운영하는 특허 의제 기간을 거쳐 9월 이후 완전 폐업한다.
한화가 면세사업 포기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면서 그동안 적자에도 불구 면세사업을 강행해온 다른 면세점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면세시장은 매년 성장세지만 빅2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빅2의 매출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이 경쟁하는 ‘부익부빈익빈’이 매년 심화하고 있는 것.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하나투어 SM면세점은 한화에 이은 잠재적 이탈 가능성이 가장 높은 면세점으로 꼽힌다. SM면세점은 누적 적자만 693억 원에 달한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여전히 누적 손실액이 605억 원에 이른다. 동화면세점도 2016년 12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 진출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권을 확보한 후 영업개시일을 연기하기도 했지만 적자를 피해가진 못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지난해 418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까지 신규 사업 허가를 내주면서 면세 시장 후발 주자들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서울 지역 시내 면세점 추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 면세점을 중심으로 이탈 기업이 1~2곳 더 생길 수 있다”면서 “당장 내달 기재부 제도운영위 결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과 제주 신규 특허 발급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