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가맹·직영 점포를 내는 방식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온 패션, 화장품 업계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며 매출 부진을 겪어왔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 1953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온라인 상품 거래액이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높아졌다.
유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패션 브랜드 포래즈(FOURLADS:)는 지난달 단독 온라인몰인 ‘포래즈몰’을 공식 론칭했다. 제로투세븐의 기존 유통 채널은 그동안 가두점과 대형마트에 집중돼 있었지만 포래즈몰을 통해 온라인 판매망을 강화했다.
제로투세븐 측 관계자는 “포래즈 브랜드만 따로 떼어내 온라인 몰을 만든 것은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한 테스트”라며 “장기적인 목표는 오프라인 판매에서 벗어나 온라인 판매 위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빈폴레이디스는 지난달 온라인 전용 상품 ‘그린 빈폴’을 출시했고, 화장품 로드숍 네이처리퍼블릭도 ‘바이플라워 벨벳 듀이 틴트’, ‘10구 멀티 팔레트’, ‘캡처 미라클 앰플’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와 함께 사전 예약 이벤트나 제품 출시 전 체험단 모집 행사를 펼치는 등 각종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유아동 기업 아가방 역시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가방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비중이 커지면서 온라인 사업 중심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를 넘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아예 정체성을 바꾸는 브랜드도 등장했다. 한섬은 잡화 브랜드 ‘덱케(DECKE)’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한섬 측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던 덱케를 백화점에서 철수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덱케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의 새단장을 선언하며 지난 3월 온라인 제품 ‘아코디언(Accordion)’ 외 핸드백 6종을 출시했다. 한섬 관계자는 “짧은 유행 주기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패스트 패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핵심 고객층을 기존 20~30대 여성에서 10~20대로 변경하고 판매가도 기존 50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는 유통 채널 다변화 과정에서 기업들이 선택한 차선책”이라며 “가맹점과의 관계를 고려해 가두점에서 파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똑같이 팔 수 없으니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해서라도 온라인 채널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