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모멘티브 인수 중에 '어닝쇼크'를 겪자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받고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 규모의 모멘티브 인수를 마무리 중이다.
그러나 모멘티브 인수 부담에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KCC의 재무구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전날 KCC는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영업이익은 58.9% 감소해 각각 7817억 원, 22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S&P와 무디스도 KCC의 재무구조 악화를 경고한 바 있다. 무디스는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S&P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KCC의 자산 매각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이날 신영증권은 "현 국면을 타개할 방법으로 자산 매각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유 지분, 투자부동산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모멘티브 인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중인 매도가능증권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CC는 지난해 말 기준 2조6194억 원 상당의 상장사 주식을 가진 '주식 부자'다. ▲삼성물산 8.97% ▲현대중공업 6.60% ▲현대건설기계 4.16% ▲HDC현대산업개발 2.37% ▲현대종합상사 12.00% ▲한라 9.53% 등을 보유 중이다.
다만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 등은 보유목적이 '경영 참여'인 탓에 쉽게 처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CC는 올해 들어 현대일렉트릭 주식 16만5000주가량을 매각해 44억193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지분율은 6.44%에서 지난달 17일 기준 5.63%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등을 처분한 바 있다.
신영증권은 "현대중공업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자산 매각 가능성을 이미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