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충실히 이행해야”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EU는 양국의 ‘최후통첩’성 경고에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이란에 대해 어떤 접근을 할지에 대해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어떠한 ‘최후통첩’도 받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은 핵확산을 방지해 모두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JCPOA를 충실하게 이행해왔다”며 “이란 역시 지금까지와 같이 JCPOA의 합의 내용을 지키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이어 “미국의 제재와 상관없이 이란과 적절한 거래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키로 결정했다”며 “이란핵협정 서명 3개국(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과의 교역을 위해 설립한 금융 특수법인 ‘인스텍스(INSTEX)’ 역시 운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에 대해서는 핵합의 이행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이 결정한 대이란 추가 제재 조치에도 반기를 든 것이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대국민TV연설에서 2015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국 및 독일과 맺은 핵합의를 일부 이행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에 60일의 마감시한을 제시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다른 파트너들은 미국의 후속 제재로 인한 이란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60일의 시간이 있다. 협상이 실패하면 우리는 우라늄 농축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를 중단할 것이다”고 미국을 제외한 관련국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자 미국은 이란의 산업 광물 수출을 봉쇄하겠다며 즉각 추가 제재에 나섰다. 백악관의 팀 모리슨 대통령 특보 겸 대량살상무기(WMD) 선임 국장은 이날 유럽의 은행과 투자자, 사업가들을 향해 ‘인스텍스와도 거래하지 말라’며 관련 국가를 압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