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여야 4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 국회 정상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문 의장과 초월회 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황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민생 투쟁 대장정'을 벌이고 있어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가 민생 현안 추경 예산부터 줄줄이 할 일이 태산"이라며 "한반도 상황과 민생 현장이 척박해 국회가 답을 못 내면 많은 분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신뢰의 끈이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는 "황 대표는 장외 투쟁은 하더라도 5당 대표단 모임은 참석해 소통할 것은 소통하고 투쟁할 것은 투쟁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며 "국회 선진화법은 국회를 몸 싸움 없이 운영하도록 만들어 잘 지켰는데 이번 일로 불미스러운 사태가 생겨 유감"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국회의원과 정치가 피켓 시위로 가야만 하는지 씁쓸하다"며 "정치인의 막말로 국민들 귀도 더럽히고 있다. 격조 있는 말로 국민들 언어를 순화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대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선거제 개혁"이라며 "문 의장이 지난 4월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화답해주실 것을 기대한다. 남은 8개월간 20대 국회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국회 스스로가 국회를 모독하는 일은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며 "초월회 취지가 서로 싸우더라도 밥 먹으며 이야기 하자는 것인 만큼 5당 대표가 모두 한 자리에 앉을 기회가 빨리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에 제안한 대통령·여야 대표 회담과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가 여야 5당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은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회동을 원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회담을 제안한 지 닷새가 지난 이날도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추경과 민생 현안 등 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며 "지난해 11월 이후 멈춰버린 여야 5당의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가 재가동되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