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 기간이 연장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는 13일 임 전 차장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이날 자정 구속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었던 임 전 차장은 향후 6개월간 다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지난 1월, 2월 추가 기소된 내용을 바탕으로 임 전 차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 추진을 위해 전·현직 의원들의 청탁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심문에서 “피고의 지위를 볼 때 핵심 공범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증인 등을 회유하거나 증거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원행정처 내부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다수 확인된 점과 핵심 관계자와의 말 맞추기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임 전 차장은 “증거를 인멸할 시간이 없고, 상급자인 박병대, 고영한 등이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며 “석방될 수 있다면 검찰이 우려하는 증거인멸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판에 성실이 임하겠다”고 호소했다. 또 “아내가 법정에 출석해 지켜보고 있는데 판사로서의 남편을 바라보다가 지금은 구속된 남편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불평하지 않는다”고 울먹이며 재판부를 설득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불구속 상태가 될 경우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