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會社)는 모일 회, 모일 사이다. 영어의 company도 ‘함께한다’는 뜻이다.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비전과 목적을 위해 함께 활동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것이 경영이다.
필자는 한국벤처경영원과 관계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한때는 상장사 대표로도 활동했지만 지금은 벤처기업을 스케일 업(성장)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사업은 변수가 상수이다. 스타트 업은 특성상 인력의 변화가 많은 편이다. 고의든 실수든 문제를 일으켜 회사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요,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타개하는 사람도 사람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보는 안목이다. 경영을 할수록 인복(人福)과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가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 강점은 통합하고 약점은 보완될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 그런데 깊이 들여다보면 강점이 곧 약점이고 약점이 강점의 다른 면이다. 사람마다 특징(Character)이 있고 그 특징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어떤 면에서 경영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다. 개인의 특징을 잘 살펴 적재적소에 배치해 아름다운 화음을 내야 한다.
아라비아의 사상가 이븐 할둔은 조직이 일치된 행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아사비야(asabiya)라고 불렀다. 생물학자 피터 터친은 ‘제국의 탄생’에서 “가족, 국가, 기업 등 모든 집단의 흥망성쇠의 비밀은 아사비아에 있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제국이 건설되고 발전하는 토대가 조직구성원들의 신뢰와 상호협력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직원, 파트너, 거래 업체, 고객과 함께 일한다. 모두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는 언제나 직원이다. 직원의 만족과 행복은 경영의 성과와 직결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좋은 성과는 비전, 전략, 시스템 그리고 조직원의 헌신의 결과임을 믿는다.
필자의 직원에 대한 기준은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의 교육 지원에 가능한 많은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벤처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필자는 직원교육에서 과거의 자신이 가장 큰 적임을 강조한다. “자기 재창조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기존의 자신을 파괴하고 재창조하라” (톰 피터스,미래를 경영하라)를 자주 인용한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경영은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것이다. 경영자는 물론 가족과 직원 등 관계자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경영자는 이러한 목적을 위해 부름받은 사명자이다.
필자가 경영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이다. 얼마 전 건강이상으로 전신마취 수술을 받고 난 후 더욱 분명해졌다. 명예와 재물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회사가 올바른 비전과 제대로 된 경영을 했다는 반대급부요, 보상일 뿐이다.
경영은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경영자는 무엇보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성경은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낫다고 가르치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얼마 전 타이거 우즈가 PGA 마스터스에서 14년 만에 우승했다. 우즈는 한때 실수로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을 잃었다. 재작년 그의 세계랭킹은 1199위였다. 골프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심리게임이다. 멘털이 무너진 결과이다. 대회 우승 후 그는 자신의 두 아이를 한참 동안 포옹했다. 그의 승리는 많은 구설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해온 강철 같은 의지와 그를 지지했던 가족과 응원했던 팬들의 아사비아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인생도 골프처럼 직선이 아니다. 도처에 해저드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사업도 라운딩처럼 새로운 여정이고 도전이다. 러프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목적지를 앞에 두고 돌아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족과 임직원 그리고 고객들과 그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이다. 공존과 상생과 성장의 여정에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