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0년 논의 거쳐 통합…獨ㆍ핀란드 등 선진국도 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제안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국민연금보다 월평균 연금액이 6배나 많은 공무원연금을 형평성 차원에서 함께 낮춰야 한다는 게 골자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연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7월 말이 특위 운영 시한이다. 개혁 방안을 어디까지 논의하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신생아 수가 1970년 100만 명에서 2017년 36만 명으로 줄어든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게 ‘폭탄 돌리기 땜질식 연금개혁’이 아닌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1년만 해도 공무원연금에 대한 연간 정부보조금이 599억 원가량이었으나 2006년 6096억 원으로 급증한 뒤 2008년 1조 원을 넘었고 2015년에는 3조 원을 넘겼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공무원연금 재정추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55년까지 공무원연금의 누적 국고지원금은 321조9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55년 한 해 국고지원금은 10조7961억 원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 개편과 함께 공무원연금도 손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30여 년의 연금개혁 논의 끝에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했다. 어디에서 일하든 월급이 같은 노동자는 같은 돈을 내고, 같은 연금을 받도록 한 것이다. 독일, 핀란드 등 선진국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지급률을 비슷하게 개편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논의해 볼 수 있다”면서도 “당장 통합보다 현재 각각 제도의 재정 상태와 미래의 위험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저출산 저성장 상황에서 어떤 문제에 노출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사실대로 밝힐 필요가 있다”면서 “공적연금의 문제점을 점검해 보고 국민들께 알리면 통합 논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통합은 제도 설계 문제라기보다는 합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 모두 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며 “노후소득보장특위 등을 만들어 국회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