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옆에 앉은 손 대표에게 90도로 인사하며 앞선 ‘정신 퇴락’ 발언을 사과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손 대표를 향해 “용퇴를 거부했다면 당 운영이라도 민주적으로 해서 더 이상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내홍을 두고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자 유화적 제스처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 역시 ‘당내 화합’을 이유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다 해임된 당직자 13명을 이날 최고위에서 재임명했다.
공세 수위가 한 층 약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손학규 대표 측 당권파와 바른정당계는 날 센 공방을 이어갔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이 요구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 반대 의결’ 등의 3개 안건의 상정을 일괄 거부했다.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이들이 요구한 안건 5개를 모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은 ‘실력 행사’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를 마비시키는 반민주적 당 운영”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이미 의원정수 확대를 공개 천명한 바 있다며 “협의 없는 일방적인 정책 판단이 당의 혼란을 가중했다”고 공격했다.
손 대표가 추구하는 바른미래당의 노선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신임 장진영 당 대표 비서실장이 전날 라디오에서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화를 막기 위해 퇴진하지 못한다’고 한 점을 문제 삼았다.
권 최고위원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배경이 궁금하다. 우리 당은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지향하는 당”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장 비서실장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를 퇴진시키고 당권을 장악하려는 것은 노선 차이 때문”이라며 “바른정당계, 국민의당계가 각자 원하는 노선으로 가겠다는 투쟁”이라고 맞섰다.
한편 이날 서울남부지법이 이날 하 최고위원이 제기한 주승용ㆍ문병호 최고위원 임명 무효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새로운 갈등 변수가 펼쳐칠 예정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임재훈 사무총장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하 최고위원은 부당한 정치공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