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봇대(전주)는 없애고 공중에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가공배전선로)은 땅속에 묻는다.
서울시는 26일 서울 전역의 가공배전선로를 대상으로 지중화사업 우선 추진 대상지와 중장기 추진계획을 담은 ‘서울시 가공배전선로 지중화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전주와 전선류를 땅에 묻거나 설치하는 지중화 사업에 대한 서울시 차원 최초의 종합계획이다.
서울시는 2029년까지 가공배전선로 329㎞ 구간을 땅속에 묻고, 보도 위에 난립해 안전한 보행과 도시미관에 걸림돌이 되며 전도 우려도 있는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전주는 없앨 계획이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현재 59.16%(2018년 12월 기준)인 서울시 전체 지중화율은 2029년 3.16%포인트 증가한 67.2%(재개발·재건축 지중화분 4.9% 포함)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면도로를 제외한 4차로 이상 주요도로를 기준으로 하면 94.16%(현재 86.1%)까지 증가한다. 서울시는 런던, 파리, 싱가포르(지중화율 100%), 도쿄(86%) 등 대도시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지중화율을 끌어올려 보행중심 도시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지중화는 자치구가 요청하면 한국전력공사가 평가·승인하고, 서울시는 지중화에 투입되는 비용의 25%를 자치구에 보조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지중화 사업이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뤄진 강북지역의 지중화율이 더 낮고 지역 간 편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기본계획에 따라 서울 전역 4차로 이상 주요도로(1049개소·945㎞)를 후보군으로 잡아 △지역균형 △보행환경 개선 △도심경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해 간선도로별 지중화사업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2024년까지 단기 목표로 약 164㎞,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중기 목표로 추가 164㎞를 지중화해 총 329㎞를 체계적으로 지중화할 계획이다.
특히 자치구별 지중화율을 기준으로 지중화율이 낮은 순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하고, 역세권·관광특구지역·특성화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아 통행이 불편한 구간,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구간 등을 우선 정비할 방침이다.
예산은 현재와 동일하게 서울시 25%, 자치구 25%, 한국전력공사 50% 비율로 각각 분담한다. 단기 목표 총사업비 6012억 원 중 서울시 예산은 1503억 원, 중기 목표 총사업비 5996억 원 중 서울시 예산 149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현재 보도구간에 설치된 가공배전선로의 지중화로 시민들의 보행 안전 확보 및 도시미관 개선 효과를 기대하며, 시민들의 불편요소가 해소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