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푸본리서치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등은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면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가 4~24%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면 2억5800만 대로 예상되던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최대 2억 대로 쪼그라든다.
SA는 미중 무역긴장이 내년까지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3% 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결국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이 완전히 멸종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화웨이는 올 1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생산 업체로 올라섰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블랙리스트’에 화웨이를 포함시켰다. 이후 전 세계 안드로이드 폰의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구글과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의 90%를 공급하는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면서 화웨이는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태다.
SA에 따르면 화웨이의 유일한 탈출구는 중국 시장이 될 전망이다. SA의 린다 수아 스마트폰 전략부문장은 “화웨이가 구글에 접근을 못하게 되면 내년 유럽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며 “그러나 화웨이는 순전히 중국 시장 덕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유럽 시장 출하량은 2억800만대로,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거의 절반의 매출이 유럽 시장에서 나온다.
컨설팅회사 인트라링크의 스튜어트 랜들은 “화웨이가 잠재적으로 수천 명의 인력을 감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플레이어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또 화웨이의 잠재적 고객들이 하이엔드 제품 중에는 삼성과 애플, 중저가 제품으로는 오포와 비보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월 1400만 명이 방문하는 영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 프라이스스파이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조치 이후 화웨이 제품 클릭률은 이미 크게 떨어졌다. 프라이스스파이는 “지난 4일간 영국에선 클릭률이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26% 떨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