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복심’ 양정철, 서훈 국정원장 회동 논란…野 “부적절 만남”

입력 2019-05-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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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치 중립’ 도마위…양 “민감한 얘기 없어”…한국당, 서 원장 사퇴 요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자신과 서훈 국정원장이 독대했다는 한 언론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비공개 만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27일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엄격한 정치권 중립이 요구되는 국정원장과 집권당 싱크탱크의 수장이 따로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 매체 ‘더 팩트’는 양 원장이 지난 21일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고 이날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집에서 서 원장을 4시간가량 만났다고 이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이에 양 원장은 이날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한 만찬”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오래전부터 교류해온 지인간의 사적인 만남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엄호했다.

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총선과 관련된 것이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만남으로 사적인 모임이라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설명”이라며 “서 원장은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양 원장은 정보기관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음습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제2의 초원복집 사건’을 거론하며 “과거 선거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서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바른미래당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소집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으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약속이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양 원장이 국회의장 독대에 이어 국가정보원장까지 만난 것으로 확인되자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양 원장과 서 원장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청와대가 왜 답변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정치 개입이나 국정원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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