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600대 기업 대상 '기업경기실사지수' 공개…자금 사정도 5년여 만 최저
6월 기업들의 고용전망이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는 89.5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13개월 연속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특히 고용전망이 94.5로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 폭이 커 고용 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한경연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종업원 수는 0.7% 증가한 데 비해 인건비 증가율은 7%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외에도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한 자금 사정 지수 전망치가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강상태를 보였던 미·중 무역 전쟁이 5월 초 다시 격화되면서 환율 불확실성 및 변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작년 말 대비 5% 이상 절하되면서, 이로 인한 외화 손실과 채무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5월 실적은 94.5를 기록하며 49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내수(100.2), 수출(99.5), 투자(96.7), 자금(96.7), 재고(104.0), 고용(96.9), 채산성(97.6) 등 대부분이 부진했다.
기업들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내수 실적은 소폭 상승했으나 인건비 상승,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최근 OECD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투자·고용 위축을 지목했다”면서 “생산성 향상 없는 인건비 증가는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노동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