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유동비율 200%대 도약...중형 조선소 불황은 과제

입력 2019-06-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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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의 유동비율이 1분기 200%대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업계 불황 속 실적 개선은 과제로 남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1분기 유동성 비율은 218.91%다. 2016년 132.31%를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해는 188.61%를 기록했다.

유동성은 장윤근 STX조선해양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강조한 부분으로, 당시 그는 “올해는 유동성 기반 하에 경영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동비율이 올라간 데는 그동안 진행해 온 유상증자의 역할이 크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분기마다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총 네 차례에 걸쳐 850억 원을 조달했다. 그 사이 5월엔 산업은행으로부터 관리절차에 들어가 경영 정상화 및 자산건전성 제고 작업에 들어갔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행암공장 매매계약 체결을 끝으로 비영업자산 전부를 매각했고, 이를 토대로 금융권으로부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3척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았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 선박건조비용으로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상환하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을 의미한다.

3월에는 삼강엠엔티에 방산부문을 양수하는 작업을 완료하는 등 경영 효율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유동비율이 올라간 반면 부채비율은 낮아졌다. 1분기 부채비율은 74.70%로, 전년 대비 25% 포인트 넘게 줄어들었다. 특히 총 부채액은 2017년 5742억 원에서 1분기 기준 4380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재무 건전성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업계의 불황은 여전히 과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019년도 1분기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총 4척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한 수치로, STX조선해양의 경우 한 건도 기록하지 못했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등에 의한 세계 경기의 둔화와 긴 불황에 의한 선주들의 재무 상황 악화 등이 신조선 발주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정상적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실적이 크게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 역시 올 1분기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업황 효과가 아닌, 2017년 법정관리 졸업 후 회생채권에 대해 사전에 잡았던 충당금 일부가 환입이 되는 등 일시적인 효과가 컸다.

때문에 올해 중형 조선사 시장의 불황 탈피가 STX조선해양의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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