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앞다퉈 고가의 인공육 버거를 출시하면서 인공육 패티 공급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소고기를 대체할 인공육 생산업체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의 제품은 미국 2만 개 음식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이 6000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월 시점에 미국 음식점의 15%가 인공육 버거를 제공하고 있고, 제공하는 점포는 전년보다 3% 증가했다. 최근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채식주의가 유행하면서 이들을 유인하려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화이트캐슬시스템은 임파서블의 인공육 패티를 사용한 메뉴를 최초로 투입한 대형 레스토랑 체인 중 하나다. 화이트캐슬은 미니 햄버거 ‘임파서블 슬라이더’ 메뉴를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4%를 기록했다.
화이트캐슬 외에도 TGI프라이데이와 델 타코 레스트랑, CKE레스토랑홀딩스 산하 칼스주니어, 레드로빈구루메 버거즈 등이 비욘드와 임파서블의 제품을 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인마켓에 따르면 버거킹 전체 4월 평균 방문객 수는 전월 대비 2% 감소했지만, 인공육 버거인 ‘임파서블 와퍼’를 제공한 매장들은 17% 증가했다.
비욘드와 임파서블 제품이 불티가 나면서 투자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5월 2일 기업공개(IPO)를 한 비욘드의 주가는 공모가의 약 4배로 상승, 시가총액은 60억 달러에 달한다. 임파서블은 같은 달 벤처캐피털로부터 3억 달러를 추가 조달해 2011년 조달 이후 총 조달액이 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최신 인공육 버거는 식물성 단백질과 전분, 그외 재료를 섞음으로써 기존의 콩과 버섯으로 만든 인공육 버거보다 더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탄생한 버거 등의 메뉴들은 지글지글 익는 소리와 구워진 색깔, 육즙까지 소고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인공육은 필요한 곡물과 물, 에너지 면에서는 가축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적게 들지만, 생산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산 브라운 비욘드밋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욘드밋 제품을 사용한 버거 값은 표준적인 소고기 버거의 2배”라고 말했다. 임파서블의 버거 값도 소고기 버거보다 비싸다.
어비스레스토랑그룹의 롭 린치 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대체품이 아닌 고기로 타사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도 최근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비건(완전 채식주의자)을 위한 메뉴를 투입했지만, 미국에서 인공육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비용 때문이다.
이에 패티 제공업체들에게도 비용 감축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비욘드는 최근 미주리주에 신공장을 건설하고 식품 업체 3곳과 손을 잡는 등 생산 능력을 3배로 확충해 현재 약 1만1000개의 음식점에 인공육을 공급하고 있다. 비욘드는 5년 안에 패티 가격을 소고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