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신당’ 움직임 수면 위로…보수 분열? 찻잔속 태풍?
자유한국당 내 ‘강성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이 공식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내주 초 탈당계를 제출한 뒤 대한애국당에 공동 대표로 합류한다. 이후에는 친박 신당인 ‘신(新) 공화당’을 만들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홍문종(가운데)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그간 방송 인터뷰와 태극기 집회 발언 등을 통해 대한애국당 입당을 시사해온 홍 의원이 공식적인 행동에 나선 것. 이는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현역 의원의 첫 이탈 사례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앞서 “보수의 중심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황 대표의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대했다. 홍 의원은 다음주 초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뒤 ‘친박 신당’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대한애국당은 홍 의원이 합류하면 곧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명 개정위와 당헌·당규 개정위를 구성해 당명을 ‘신 공화당’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과 친박 신당의 등장이 보수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 주목하고 있다. 홍 의원의 탈당이 한국당의 내년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 물갈이’ 가능성이 거론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앞서 홍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으면 40∼50명의 한국당 의원도 (탈당에) 동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원진 대표 역시 총선 전까지 현역 35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한국당 내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한국당 내에서 홍 의원처럼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태흠·이장우·김진태 의원 등은 탈당과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홍 의원의 탈당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태극기 세력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하지만 방법론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탈당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두언 전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천 탈락한 사람 몇 명이 갈 수 있지만 신당이든 대한애국당이든 지역구에서 당선될 확률은 거의 없다”며 “그러니까 40∼50명이 누가 가겠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