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홍남기·김수현 나온다면 ‘청문회’아니어도 좋다”

입력 2019-06-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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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원인은 여당·청와대…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한국당이 국회 복귀 조건으로 내건 ‘경제청문회’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 투톱’이 출석하기만 한다면 여권에 부담스러운 ‘청문회’ 형식이 아니라 토론회 등 어떤 형식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여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청와대에서는 청문회라는 용어 자체가 실정을 자인하는거 같아서 수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홍 경제부총리와 김 정책실장 정도가 나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정책실장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한 이유에 대해 “지금 (경제의) 큰 틀과 방향은 경제부총리보다 청와대가 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만 있으면 경제 실정이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며 “추경을 퍼붓는다고 해서 경제가 나아질 수 없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한 종합적 진단부터 먼저 하자는 게 주장의 요지”라고 강조했다.

6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이 되는 정부 추경안과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6조7000억 원은 어떻게 보면 액수가 적다. 액수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현재 정부 예산에서) 3조원 가량 마음대로 쓸 수 있는데도 굳이 추경을 들고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야당 탓을 하는 것 같다”며 “또 다시 빚을 낸다는 점에서 함부로 (추경안을 통과)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여당과 청와대에 돌리며 정국 정상화를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회 파행의 핵심원인은 여당과 청와대가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됐다”며 “(여야 4당이) 선거법 등을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은 결국 여당이 야당을 궤멸의 대상, 대화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나 원내대표는 ‘친박’ 홍문종 의원의 탈당에 대해 “우파가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이다. 홍문종 의원도 (한국당 밖에서) 이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친박계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당내에서 탈당하실 의원님들은 안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보수통합’과 관련한 생각도 밝혔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싶다”, 대한애국당과도 “유연하게 접근하겠다”고 각각 답변했다. 그는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이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만, 큰 틀에서 우파 가치에 동의한다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계속된 ‘막말’ 논란과 관련해 “막말은 잘못한 부분이 분명 있다.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이것이 야당의 입을 막는 프레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스스로 조심하겠지만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막는 도구로 ‘막말 프레임’이 사용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등’ 발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대우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숙식비가 제공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수당을 넣는 법이 통과된 것 때문에 한 것 같다”며 고 전했다.

이어 취임 100일을 넘긴 ‘황교안 체제’에 대해서는 “황 대표의 캐릭터가 주는 안정감도 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정통성, 정당성이 있어 당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 원내대표의 대선 출마설이 거론되면서 황 대표의 경쟁상대로 언급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앞에 들어가면 괜히 공격만 더 받다”며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올린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그는 “여당도 300석 안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는다고 한 뒤 지역구 감소에 따른 당내 반발이 있으니 말을 바꿔 330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수를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선거법 협상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평가로는 “그간 정치보복 최전선에서 적폐청산을 담당해주신 분으로 기억한다”며 “결국 이 정부가 적폐청산 정책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를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안 걸겠다”면서도 “김정숙 여사의 절친인 손혜원 의원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언제까지 자유로울 수 있는지, 국정조사를 하고 그렇게 떳떳하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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