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부근서 미국 드론 격추…트럼프는 ‘확전 자제’ 모드

입력 2019-06-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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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정찰용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의 정찰용 무인기(드론)을 격추해 중동 정세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도 “의도적인 것이라 믿기 어렵다”며 확전을 자제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쿠흐모바라크 지방의 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군 드론이 식별 장치를 모드 꾸고 처음부터 비밀리에 비행했다면 이는 국제적 항공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미국 드론 격추는 우리의 국경이 한계선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명확히 전달한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조국 방어를 위해 완전 준비태세를 갖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 중부사령부는 드론이 이란 영공에 있었다는 이란의 주장을 허위라며 “이란군은 국제공역을 정찰하는 미군 자산을 이유 없이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로 백악관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는 내용의 짧은 트윗을 올렸다. 이어 백악관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며 “무인기는 분명히 공해(상공)에 있었고 모두 과학적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믿기 어렵다”며 “그러면 안 되는 누군가가 저지른 실수라고 느낀다. 나사가 빠진 멍청한 누군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미국이 이란을 공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측근에 강경파가 포진하고 있어 양국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잇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더 큰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단호한 행위를 권하겠다”며 “이란은 심각한 고통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골프를 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주 들어 이란에 대해 전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주 초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해에서 벌어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사소한 문제’라고 불렀다”며 “드론 공격에 대해서도 ‘옥의 티’일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한 달 사이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두 차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드론 격추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가 한층 더 불안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의무 부여를 자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 관련 고위 당국자들은 중동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오는 23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는 이란의 ‘역내 침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순방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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