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횡령,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8년여간 재판을 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징역형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3번째 상고심에서 징역 3년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 원 선고도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에서 생산하는 섬유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미는 이른바 ‘무자료거래’를 통해 회삿돈 421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재판에 넘겨졌다.
주식 및 골프연습장을 저가에 인수하는 등 그룹에 900억 원대 손해를 끼치고, 법인세 9억3000만 원가량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2017년 횡령액을 206억 원으로 계산해 징역 3년 6개월, 벌금 6억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두 번째 상고심에서 조세포탈 혐의를 횡령 등 혐의와 분리해 재판하라며 지난해 10월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두 번째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세 번째 상고심을 심리하고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이 전 회장은 간암 투병 등을 이유로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황제 보석’ 논란을 일으켰다. 재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첫 공판기일에서 보석을 취소하면서 이 전 회장은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