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개발자들은 현재 위기에 처한 게임 산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게임 업체에 대한 투자는 줄고 있고 개발자들 처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 와중에 중소형 게임사들은 게임을 키워낼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부족해 위기를 벗어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석희<사진>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게임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척박한 투자환경을 꼽았다. 중소형 게임업체들은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 만한 재원 조달이 어려워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정 협회장은 “기업들이 게임 쪽에는 투자를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중소형 업체들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중소형 업체들은 대부분 대표 자신의 자금이나 은행에서 대출받아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경영할 때 투자를 못받아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자금이 들어와야 개발도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게임을 개발해서 내놓아도 홍보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중소 게임사에서는 홍보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SNS마케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게임 개발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에 홍보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지표를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형 게임 기업들은 체계적인 마케팅을 통해 지표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대다수의 중소·인디 게임사들은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를 사업화하고 마케팅으로 녹여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작은 기업들은 내부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중소·인디게임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인력 부족이다.
게임업계가 3D직종으로 평가받고 사라지는 게임회사가 늘어나면서 개발자들이 업계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6년간 게임 업계 종사자 2만 명이 사라졌다는 것은 10명짜리 소규모 게임회사 2000개가 사라졌다는 뜻”이라며 “단편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개발자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의 인식 변화를 당부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야 중소·인디 게임사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인디 게임사가 게임을 평가받는 방법은 앱 마켓에서의 별점이 가장 큰 지표다. 하지만 아무 의미없는 별점 테러 등으로 인해 게임이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개발적 요소가 아닌 네트워크 환경 등 외부환경에 의한 문제도 게임사가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 협회장은 “게임 유저들이 긍정적 피드백을 줘야 소통하고 개선할 텐데 일부 유저들의 근거없는 깎아내리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이용자들의 문화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