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비전자 계열사인 삼성물산에 방문해 중동 시장 공략 등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옥을 방문해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EPC 경쟁력강화 TF장(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한 데 이어 13일에 다시 DS 부문 경영진 간담회를 진행했다.
14일에는 수원사업장에서 IM(ITㆍ모바일)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했고,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주요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전자 계열사가 아닌 삼성물산에 방문한 데는 삼성 총수로서 비전자 계열사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오는 26~27일로 예정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 방한을 앞두고 중동지역 사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탈석유 경제, 미래 선도기술 투자 등을 기초로 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에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미래 신도시를 건설하는 '네옴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건설 등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이 놓쳐서는 안 될 프로젝트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수사 등으로 다소 어수선해질 수 있는 삼성 계열사들의 분위기를 다 잡고 총수가 직접 비전자 계열사 사업젼략도 챙기고 있다는 시그널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각 사업의 경영진과 회의를 하는 것은 일상적인 업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