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쁨 자본시장1부 기자
시장에서 개인은 늘 까마귀마냥 소외된 주체로 취급된다.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부족한 정보력, 대다수의 투자 실패 등을 이유로 상대적 약자로 보이곤 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도 많은 정보를 쥐고 있다. ‘투자의 신’, ‘수익 100% 보장’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여우들이 주변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자칭 전문가들로부터 유튜브, 텔레그램, 카카오톡, 미스리 등으로 원치 않는 정보가 하루 수백 개씩 밀려 들어올 때도 있다.
여우의 꾀임에 넘어가 병아리를 놓친 까마귀처럼 개인 역시 유혹에 넘어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유사주식투자자문사에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7625건에 달했다. 주식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에게 피해 본 투자자는 200명, 피해금액은 380억 원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언론에도 나오지 않은 호재를 먼저 알고 있다는 개인의 묘한 자신감도 한몫했다고 본다.
정작 개인은 정보의 과잉 속에 갇혀 이성적으로 판단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단적인 예로 개인투자자의 높은 매매회전율을 들 수 있다. 거래세가 비교적 높은 축에 속하는 나라임에도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회전율이 높다는건 곧 단타매매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회전율 상위 종목에 화천기계(조국 민정수석), 신일산업(여름 선풍기) 등 테마주들이 눈에 띈다. 투자금액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파란불은 결국 개인의 몫이다.
주식의 승패는 정보의 개수에 있지 않다. ‘퀄리티’ 있는 정보의 개수에 달려 있다. 수많은 뉴스와 정보가 쏟아질수록 이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을 분석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무턱대고 믿기엔 주변에 여우가 너무 많다.